이 사상은 중국에서 발생하여 이론의 확립을 본 뒤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는데, 대체로 신라 통일 이후 당과의 문화적 교류가 빈번하였던 때에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 처음 신라 중앙의 귀족 사회에서 받아들여졌던 풍수지리설은 신라 말기에 이르러 점차 지방의 호족사회로 확대되어 가서 그들의 세력을 뒷받침 하는 이론적 배경이 되었다.

고려 시대에는 풍수지리 사상이 불교, 도참사상과 함께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태조의 훈요 십조 중에 2, 5, 8훈은 풍수적 관념이 나타난다. 그 중 제 2훈에 모든 사원(寺院)은 다 도선이 산수의 순역(順逆))을 추점(推占)하여 개창한 것이니 함부로 다른 곳에 창건치 말라고 되어 있다.

조선 시대에도 한양 천도 및 주산(主山) 결정 문제로 세종대왕 때까지 풍수 논의가 분분하였다. 세종대왕 때부터 일부 유신(儒臣)들 사이에 풍수 배척론이 등장하면서 풍수지리 사상은 민간 신앙화하여 일반 민간에서 장묘에 치중하는 술법으로 전락하면서 묘지를 둘러싼 폐단이 무수히 발생하였다.

근대 개화기 계몽파들의 풍수설 비판은 더욱 혹독하여 독립협회의 <독립신문>은 산야의 허무함과 폐단 낭비를 수차 역설하고, 그 관습의 폐지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론의 대부분은 풍수지리 사상의 이론 체계 그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비난이 아니라, 그로 인한 관습과 제도라는 사회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풍수지리 사상에 대한 연구 경향은 역사학, 동양 철학, 건축학, 환경 과학, 민속학, 국문학, 지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에 지리학에서는 그의 합리성이나 입지론적 타당성 여부를 분석하려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풍수지리 사상은 땅과 그곳에 사는 사람의 길흉화복과의 관계를 설명하려는 사상이다. 이 사상의 설명 체계는 첫째, 천지만물을 생성하는 원리는 음양의 기(氣)인데, 이 기는 천지 사이에 두루 존재한다. 둘째, 땅 속에 있는 기는 생기(生氣, 內氣)이고, 그것이 땅 위에 나오면 외기(外氣)가 된다. 이 둘이 만물에 활기와 번영을 준다. 셋째, 이 둘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생기이다. 이것은 땅 속에서 기맥(氣脈, 地脈)을 따라서 흐른다. 넷째, 땅 속에 있는 생기는 땅에 따라서 농후․왕성한 곳도 있고, 희박․미약한 곳도 있다. 그러므로 생기가 충만한 곳을 가리어 양택․음택을 삼아야 한다. 다섯째, 생기가 흩어지거나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풍득수(바람을 저장하고 물을 얻어둠)여야 한다. 그러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생기가 충만한 땅이 되는데 이것이 길지(吉地)이다. 통합이라는 환경 인식을 인간에게 가르쳐 주는 스승의 기능은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