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동리 추천을 받아 1955년 문단에 처음 등장하고,
1969년 43세 나이에 대표작 『토지』의 기나긴 집필 여정을 시작한다.
1994년 4반 세기가 넘는 세월,
26년에 걸쳐서 마침내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는 고통의 결과물이자 생명의 창조물이다.
시대의 슬픔과 아픔을 광활한 땅에 담아내며 노년(68세)에 이뤄낸 생의 과업이다.
흙과 생명의 작가, 박경리는 밭일에서 인간의 자리와 세상의 순리를 몸으로 체득하면서 소설 토지 속 농경시대를 살아가는 민초들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그는 척박했던 땅에 텃밭을 일구던 흙의 손으로 문학에 뿌리를 깊이 뻗어가며 생명 창조의 무수한 잎을 피워낸 거목이었다.
『토지』는 6ㆍ25사변 이전부터 박경리 마음 언저리에 자리 잡았던 이야기이다.
외할머니가 어린 박경리에게 들려주던 얘기가 그렇게 선명하게 본인을 졸라대고 있었다.
그것은 빛깔로 남아있었다. 외가는 거제도에 있었고, 거제도 어느 곳에,
끝도 없는 넓은 땅에 누렇게 익은 벼가 그냥 땅으로 떨어져 내릴 때까지 거둘 사람을 기다렸는데 …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우리 한민족의 대서사시인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이곳 평사리에 소설 속의 최참판댁이 한옥 14동으로 구현되었으며, 조선 후기 우리 민족의 생활 모습을 담은 드라마 '토지' 세트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