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조성(二條城)은 에도 시대 때 축조된 성으로 내·외 해자(垓字)가 있는 윤곽식 평성(坪城)이다. 도쿠카와 집안의 쇼군이 교토에 머무는 동안 숙소인 니조성은 그야말로 크고 화려했다. 정면 대문 양쪽의 금박으로 된 장식물은 에도 막부의 위용을 보여주기 위한 장식임이 분명했다. 원래 건물은 불탔다고 하니 아쉽기만 하다. 남은 부분만으로도 웅장하기 이를 데 없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다웠다. 다다미로 만들고 화로를 피웠으니 화재가 나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었다. 니조성에 조성된 정원과 건물은 17세기 일본 양식으로 규모나 미의식이 나름대로 뛰어나다. 시간이 남아 외곽으로 한번 나와보니 해자 주변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옛 수도다운 여유있는 모습에 니조성이 우뚝 솟아 있었다. 천황가를 누르는 도쿠가와 막부의 위용이었는데, 이곳에서 대정봉환(大政奉還)이 이루어졌다니, 권력의 무상함이 절실하다.
여기서 동북아 3국의 정원을 비교해 보자. 먼저 중국 정원은 사람들의 위계를 위해서 계급 질서 때문에 만들어진 정원, 일본 정원은 처다만 보는 정원 인에 들어가서 즐길 수가 없다,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고, 한국 정원은 무슨 일을 해도 괜찮아요. 놀아도 되고, 잔치를 해도 되고 제사를 해도 되고, 그 일들이 다 끝이 나면 아무것도 안 남고 조용하게 비워져요. 우리로 하여금 굉장한 사유의 세계로 인도하는 게 한국 정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