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타이완(대만) 소유의 고지도가 한국에선 처음으로 부산에 왔다.

지도의 정식 명칭은 '인도와 중화(中華) 지도'로, 프랑스인 기욤 드릴(Guillaume Delisle)이 1700년 제작한 '지리학지도집(Atlas de Geographie)'의 1730년 재인쇄본 가운데 한 부분이다. 이 지도는 동해를 '동방해 또는 한국해(Mer Orientale ou Mer de Coree)'로 표기하고 있다.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가 18세기 말이 되어서야 등장하는 점에 비춰 '동해' 또는 '한국해' 표기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소중한 자료다.
부산박물관은 오는 12월 1일까지 '포모사:타이완 문화' 기획전시를 마련한다. 전시회에서는 공예·자수품 등 200점도 함께 전시된다. '포모사'는 '아름다운 섬'을 뜻하는 포르투갈어로, 타이완을 뜻한다.
이런 소중한 유물의 국외 대여 반출은 부산과 타이완이 오랜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했다. 부산시와 타이완 가오슝은 올해로 자매결연 47주년이고, 타이완 국립역사박물관과 부산박물관도 교류 35주년을 맞았다. 이런 역사 덕분에 타이완 측이 대여료도 없이 흔쾌히 유물을 내어 준 것이다.
이 지도 외에 상아로 조각한 '팔선(八仙)'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작품이다. 장수와 복을 선사하는 길한 존재인 여덟 신선의 모습을 상아에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조각한 명나라 대의 대표적 공예품이다.
이번 전시는 시기를 달리해 중국대륙으로부터 넘어온 한족 이주민들이 타이완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생활문화와 토착 원주민들의 삶을 역사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17세기부터 네덜란드 중국 일본 등의 식민통치를 경험했고, 2차 대전 이후 신흥공업국으로 성장한 대만은 한국과도 공통점이 있는 나라다.
이번 전시에서도 타이완 고유의 선사시대 문화와 그 이후 교류의 흔적이 동시에 발견된다. 타이완 국립역사박물관이 팽호(澎湖)에서 발굴 조사한 당나라 중기 청자그릇을 통해 이 시기부터 중국 한(漢)족이 체류했고, 의란(宜蘭)에서 발굴 조사한 마노구슬과 청동방울은 17세기 스페인 사람들과 원주민들 사이에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부산일보,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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