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원왕 때 중국의 전연은 두차례에 걸쳐 고구려를 침입했다. 전연은 모용황이 다스리던 나라로, 고국원왕의 아버지인 미천왕 때 대립 관계에 있었다.

첫 번째 침입은 339년, 두 번째 침입은 342년에 있었는데, 두 번째 침입에는 대규모의 군대가 동원되어 고구려의 도읍인 국내성까지 침범했다. 당시 요동에서 국내성으로 들어오는 길은 남쪽 길과 북쪽 길이 있었는데, 모용황은 주력 부대 4만을 이끌고 험준한 남쪽 길로 들어오는 한편, 1만 5,000명의 군대를 북쪽 길로 들어오도록 하는 전략을 썼다. 그런데 고구려는 적의 침입로를 북쪽으로 예측하고 북쪽 길에만 군대를 파견했다.

그 결과 고구려 군대는 국내성을 점령당했고, 고국원왕은 홀로 말을 타고 피신해야만 했다. 이때 모용황의 군대는 미천왕의 무덤을 파헤쳐 그 시신을 가져가는 야만적인 행위를 했다. 게다가 궁궐을 불태우고 고국원왕의 어머니와 함께 5만여 명의 남녀를 포로로 데리고 갔다. 모용황이 미천왕을 얼마나 미워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음 해에 고국원왕은 공물을 바치며 미천왕의 시신과 어머니를 돌려 보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모용황은 미천왕의 시신만을 돌려보냈다. 결국 왕의 어머니는 355년에야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