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당연히 히딩크 감독이겠지요?
당신의 능력과 우리의 능력으로 4강 진출까지 일궈낸 신화로 아직도 <대한민국>하면 <짝짝짝짝짝>이 절로 나온답니다.

그럼 최초로 우리나라에 귀화한 서양사람은 누굴까요?
바로 네덜란드인 벨테브레랍니다. 우리이름은 '박연'이며 조선여자와 결혼해 1남1녀의 자녀도 두었답니다.

벨테브레는 33세때 화약관련 기술자로 일본과 교역하기 위해 항해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제주도에 상륙되었던 것. 정부는 임진왜란때 네덜란드인이 일본에 화약과 조총 만드는 기술을 전해 준 사실(1543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벨테브레에게 훈련도감에서 조총과 화포를 제작하는 일을 맡겼다.
벨테브레가 조선에 온 지 25년만인 1653년 또다시 하멜 등 36명의 네덜란드인이 우리나라 제주도 산방산 앞바다(하멜 기념비가 있음)에 상륙했다. 벨테브레와 하멜이 표류해 왔던 17세기는 유럽 여러나라들이 앞다투어 동양의 무역로를 개척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던 시기로 이 시기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표류해 온 것은 유럽 근대 문명이 조선 땅에 첫 신호를 보낸 필연적 사건이었다. 우리는 세계 역사의 흐름에 잘 대처하지 못했으며 청나라를 지나치게 의식에 하멜 일행을 전남 강진으로 귀양 보내고 말았다.
결국 이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근대화에 뒤처지게 되었고, 일본은 이를 발빠르게 대응해 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다. 에도 막부는 조선에서 탈출한 하멜 일행을 꼼꼼히 조사한뒤 조선항로를 봉쇄하라는 명령을 내리기 까지 했다. 네덜란드를 통해 받아들인 근대 문명이 조선에까지 전해지는 것을 막고 자신들이 그것을 독점하고자 했던 것이다.

하멜 일행은 13년 동안 붙잡혀 있으면서 몇몇은 병으로 죽기도 하고, 또 몇몇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하기도 했다. 탈출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하멜은 일본을 거쳐 네덜란드로 돌아가 <하멜 표류기>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서양에 최초로 자세하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개항 전 조선의 모습을 세계에 알려주는 유일한 책이 되었다. 하멜이 조선을 떠난 뒤 벨테브레(박연)에 대한 기록도 우리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려 지금은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

하멜표류기’ 원본 첫 공개
네덜란드 출신 헨드릭 하멜의 제주도 표착 350주년을 맞아 그의 육필 원고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이 네덜란드 외무부와 주한네덜란드 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8일부터 오는 10월 12일까지 여는 ‘항해와 표류의 역사’ 특별전이 그것이다.
이번 특별전은 <하멜표류기> 육필 원본을 비롯해 네덜란드 연합동인도회사 무역품, 중국 경덕진요 무역자기 등 한국과 네덜란드, 일본 등 22개 기관과 개인이 출품한 25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네덜란드 국립공문서보관소 소장 <하멜표류기> 육필 원본은 네덜란드 현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시된 적이 없다는 것이 국립제주박물관쪽의 설명이다.
이밖에 이번 주요 전시유물은 1604년부터 1794년까지 190년 동안 동인도회사의 이름으로 출범한 모든 선박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한 목록인 ‘코리아호 출항기록’, 신안 해저유물인 ‘청자환이화병’, 완도 해저에서 발견된 ‘청자철회모란문매병’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제1부 ‘네덜란드에서 조선으로’, 제2부 ‘서양에 비친 조선’, 제3부 ‘한국의 표류인과 표류문물’등 3부로 짜여진다.
1부에서는 제주 전통 덕판배와 선박 선실 모형 등 선박체험과 항해장면 등 대형 이미지를 설치한다.
2부에서는 항해와 난파 관련 영상물과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도자기와 회화류 등 무역품, 서양인의 조선과 제주 기행에 관한 기행문과 서양지도 등을 전시한다.
3부에서는 고대를 포함한 고려·조선시대의 표류에 관한 기록과 해저유물 등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개막일인 8일에는 하인 드 브리스 주한네덜란드 대사가 ‘하멜 표착 350주년, 한국과 네덜란드’를 주제로 강연한다.
오는 26일에는 신동규 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의 ‘하멜을 통해 본 조선·네덜란드·일본의 국제교류’와 아라노 야스노리 일본 릿교대 교수의 ‘근대 동아시아의 표류민 송환체제와 국제관계’라는 강연이 있다.
9월 26일에는 이훈 국사편차위원회 연구위원의 ‘조선인의 표류와 기록물’, 렘코 브뢰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의 ‘하멜과 동인도회사의 동방무역’에 관한 강연도 있다.
부대행사로 제주도내 유적지 답사도 이뤄진다.

(한겨레,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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