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은 이수광(조선말)이 펴낸 '지봉유설'입니다.
'지봉'은 이수광의 호이고, '유설'은 지금의 백과사전을 뜻하지요.

지봉유설은 천문, 역학, 지리, 역사, 제도, 풍속, 종교, 문학, 예술, 동물 등 총 25개분야로 나누어 3,425개 항목을 설명하고, 348명에 이르는 우리나라 학자의 책이 인용되어 있으며, 2,265명에 이르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서양의 문물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명나라 사신으로 세차례나 다녀오면서 보고 느낀 경험을 소개)

내용을 잠깐 언급하자면 <우리인류가 살고 있는 땅덩어리는 중국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 처럼 네모난 것이 아니고 둥근 것. 따라서 중국이 세상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그 밖에 서양에는 여러 나라가 있다. 그리고 그 나라들은 천주교라는 종교를 믿고 있다>라고 돼있어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 빠져 있던 선비들을 놀라게 했다. 또 유럽, 지중해, 북극해, 대서양등을 소개하면서 마테오 리치(이마두)가 지은 천주실의도 소개하고 있다.

조선시대는 왕족으로 태어나면 높은 벼슬을 누릴 수가 없었는데 이수광은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과거에 합격하고 예외적으로 높은 벼슬도 할 수 있었다. 높은 학식과 다양한 경험은 그를 깨어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임진왜란으로 인해 드러난 나라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나름대로의 개혁방안도 내놓았지만 권력자들의 횡포에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지봉유설>에 담긴 이수광의 개혁적인 생각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문인 실학이 일어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지봉유설에 소개한 천주실의는 뒷날 이 땅에 천주교가 뿌리를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수광의 8대 후손인 이윤하는 그의 처남 권철신 형제와 정약전 형제들과 함께 천주교 신앙 운동을 펼쳤으며, 이들이 천주교를 받아들이게 된 것도 이수광의 집에 보관되어 있던 천주교 관련 책들을 읽게 됨으로써 이루어진 것.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게 된 계기 중의 하나는 디도로, 달랑베르 같은 사람들이 만든 백과사전에 있었다고 한다. 동서양에 걸쳐 세상을 바꾸는 힘이 백과사전에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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