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이젠 예방의학의 시대다] ① 노년층 건강 현주소 ㆍ3개월 이상 만성질환 90%나…질병 3가지 고통도 무려 절반 ㆍ1인당 의료비 지출 갈수록 ‘눈덩이’…자녀부담으로 이어져 ㆍ전문가들 “사회적 부담 줄이려면 예방의학 중요성 더 커져”

대한민국은 이미 지난해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이제 노인건강문제는 당면한 현실이 됐습니다. 헬스경향은 2019년을 맞아 예방의학을 올해의 화두로 잡고 ‘고령사회, 이젠 예방의학의 시대다’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예방의학은 다소 낯설지만 질병을 미리 예방함으로써 개인과 사회, 모두의 건강을 목표로 삼는 학문입니다. 먼저 노년층의 현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편집자 주>

 

 

세계보건기구는 노년기에 건강과 기능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노년기에는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건강은 노후의 행복이지만 현실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 2017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2.4세지만 건강수명은 64.9세로 건강이 나쁜 상태로 17.5세를 보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의 건강상태는 어떨까. 한국보건사회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건강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60.3%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노인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양호하다고 평가하지만 실체는 이와 다르다. 통계에 따르면 노인 대다수가 아프기 때문이다.

■전체노인 10명 중 9명은 아프다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3개월 이상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전체노인의 89.5%로 나타났다. 즉 노인 10명 중 9명이 아픈 것이다. 만성질환을 2개 이상 지닌 환자가 73%, 3개 이상도 51.%에 달했다.

유병률은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 노인의 약 95%가 병을 앓고 있었다. 만성질환 중 고혈압이 59%로 가장 높았으며 골관절염 및 류머티즘관절염이 33.1%로 뒤를 이었다. 또 고지혈증 29.5%, 요통·좌골신경통 24.1%, 당뇨병 23.2%, 골다공증 1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졸중과 전립선비대증을 제외한 모든 질병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관절염의 경우 45%로 남성 17.1%보다 2배 이상 높게 조사됐다. 노인의 21.1%는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여성(38.1%)이 남성(26.1%)보다, 85세 이상이 65~69세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약 80%가 월평균 2.4회 병원방문

아프다보니 자연스레 노인들은 병원을 자주 방문하게 된다. 실제로 한 달 동안 병의원 등 의료기관을 이용한 노인은 77.4%로 방문횟수는 평균 2.4회, 4회 이상도 19.9%에 달했다. 아프거나 다쳐서 입원한 비율은 16.8%였다. 또 전체의 83.5%가 3개월 이상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복용량은 하루 평균 3.9개로 지나치게 많았다.

이에 따라 노년층의료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65세 이상 노인 1명당 의료비를 2020년 459만원, 2030년 760만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5년 357만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2030년 1인당 의료비는 최대 1224만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증가하는 의료비가 곧 자녀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부모를 직접 부양하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해본 4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절반이 1000만원 이상의 의료비를 지출했으며 5000만원 이상도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앞으로 감당이 어려울 경우 34.5%는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까지만 부담하겠다’고 답했다. ‘빚을 내서라도 의료비를 마련하겠다’는 응답은 32.8%였다.

■예방의학적 접근이 필요한 때

고령사회를 맞이한 우리나라는 노인의료비지출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예방의학적인 접근을 강조한다.

아주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는 “노년기건강은 평소 나쁜 생활습관과 이로 인한 질병이 축적된 결과”라며 “늦어도 중년기부터는 건강한 노년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년층은 인지저하, 거동장애, 요실금, 낙상 등 노인증후군은 물론 보행속도·활력저하, 체중감소 등 노쇠현상도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인의 경우 영양관리수준이 낮아 균형 잡힌 식습관과 식사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사회적 부담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은일 교수는 “아픈 노년층이 건강해지면 의료비가 감소한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의 예방의학대책은 아직 걸음마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건강과 경제수준은 연관돼 있기 때문에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령증가에 따른 급격한 건강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개인은 물론 사회적 대책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경향신문, 2019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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