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의 '4대강 사업'으로 여겨지는 수준별 A·B형 수능시험이 오는 11월7일 원안대로 치러져, 혼란이 예상된다. 각 대학들은 수준별 A·B형 수능시험 도입으로 진학상담을 위한 입시컨설팅 사교육업계만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우려중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교육공약중에 하나인 입시 간소화 정책과도 역행한다는 대학 입학처장들의 주장이다.
B형의 난이도는 기존 수능 수준이 유지되고, A형은 기준 수능보다 쉽게 출제됨에 따라 수험생들도 막판 선택을 두고 눈치작전이 극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교육부는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A·B형 수준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을 사상 처음으로 오는 11월 7일 치르기로 해 혼란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월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9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A·B형 선택형 수능시험을 유보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더 복잡해져…입시컨설팅 호황
각 대학 입학처장들은 선택형 수능체제는 수험생은 물론 고교진학교사, 대학 당국 모두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시킨다고 주장해왔다. 입학처장들은 "입시가 복잡해져 입시컨설팅 등의 사교육이 성행할 수 있으며 학생의 학업능력보다 어느 유형을 택하느냐에 따라 수능성적과 대학합격여부가 달라진다"며 비판했다.
또한, 이들 입학처장들은 선택형 수능이 학습부담을 덜어준다는 애초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입시 간소화 정책과 상반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발표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방안'에 따라 이번 수능에서는 처음으로 국어·수학·영어 3개 영역에서 A·B형을 택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B형의 난이도는 기존 수능 수준이 유지되고, A형은 기준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다. 단, A·B 유형의 응시자 규모와 학력 수준이 달라지는 만큼 예년 수능처럼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1%가 되도록 출제한다'는 원칙이 적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BS 교재와 연계율은 지난해처럼 70%가 유지된다. 어려운 B형은 최대 2개 영역까지만 선택할 수 있고 국어 B형과 수학 B형을 동시에 선택하는 것은 금지된다.
하지만 수험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혼란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B형에서 5~6등급을 받던 학생이 A형으로 바꾸고 1등급을 받을 수도 있고 그대로 B형을 유지하되 대학의 가산점을 노릴 수도 있다. 여러 개의 확률을 놓고 계산해야 하는 실정이니 수험생이나 학부모는 사교육으로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교사들도 학생 수준별 수업 '고민'
상위권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3에 올라가서도 성적과는 다소 무관하게 서울, 연고대를 목표로 두고 학습을 진행한다. 결국 모두가 B형을 중심으로 공부하다 입시를 코 앞에 두고서야 합격을 위해 쉬운 A형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자신의 수준과는 상관없이 모두 B형을 준비할 테니 수능의 이원화 체제는 의미가 없게 된다는 게 입학처장들의 주장이다.
일선 고교 진학상담 교사들도 고민이다. 고교교사들은 A형 선택을 원하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수업과정을 준비해야 하며 학생 입장에선 설사 A형을 원한다고 해도 분위기에 휩쓸려 B형을 선택할 우려가 있다. 학부모들은 기출문제조차 구하기 힘드니 입시컨설팅 업체 등 사교육의 힘을 빌어야 한다.
한편 지난해 수능과 달리 국어는 듣기평가가 없어지고 영어는 듣기 문항이 17개에서 22개로 늘어난다. 탐구영역의 최대 선택과목 수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모두 기존 3과목에서 2과목씩으로 줄고 직업탐구는 1과목으로 축소된다. 제2외국어·한문은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해 기초 베트남어가 추가돼 선택과목수가 9과목으로 늘어난다. 성적은 11월27일 통지된다.(파이낸셜뉴스,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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