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 3대 캐년 투어 이틀째, 우리 답사일정으로는 미국에 온지 3일째 되는 날의 시작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5시 30분부터 시작하였다. 콜로라도 강을 끼고 있고, 건조한 기후 덕분에 퇴직자들의 휴양도시로 알려져 있는 사막도시 래플린에서는 밤새 천둥과 번개가 진동하고 비까지 촉촉하게 내리고 있었다. 영국 BBC방송국에서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자연 명장면 BEST 1 으로 손꼽힌 그랜드 캐년을 보러가기 위해 밤부터 그렇게 하늘은 울었나 보다! 출발한지 3분이 채 되지 않아 일행은 콜로라도강을 건너는 다리를 맞이하게 된다. 이 다리를 기준으로 우리는 캘리포니아에서 아리조나주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윽고 고요한 차안에서 환호성이 터져오기 시작한다. 촉촉하게 내리는 사막한가운데서 저멀리 비춰지는 여명도 멋있는데 게다가 쌍무지게까지 우리를 축복한다. 이집트 사하라에서의 비는 ‘신의 축복’이라 그러던데... 여기도 같은 사막이니까.. 우리는 축복에 행운까지 덤으로 받은 기분이다. 안그러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그랜드 캐년을 내 눈으로 보러 간다는데...
한참을 사막 한복판에 난 길을 따라 달려가다 보니 아름답고 특이한 산악지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지형학 책에서만 보았던 평평한 산 메사와 뷰트가 우리를 맞이하는 것이다. 이정도로 비가 왔으면 산지 사면의 골짜기에서 물줄기가 흘러 내릴 법도 한데 산지 사면의 쇄설물에 의해 하천이 복류하여서인지 하천은 보기가 힘들었다. ‘이것이 바로 ‘와디’인거야~‘  앞좌석에 계신 교수님이 넌지시 일러주신다. 아울러 사막지역의 폭우성 강수 형태로 산지사면의 쇄설물이 쓸려 내려가고 쓸려 온 쇄설물은 젠틀 슬로프를 형성, 아래쪽에 부채꼴 모양의 선상지를 만든다. 이러한 작용이 반복되면서 페디 플레인이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 드넓은 페디플레인과 산지 경사면 아래의 퇴적층인 선상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강행군 때문에 한참을 졸던 우리가 가까스로 눈을 뜬 건 가이드가 차에 기름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한 그 시점이였다. 이곳은 미서부의 도로, 철도 교통의 결절지 킹맨이다. 잠시 내려서 이른 아침의 상쾌한 사막의 공기를 마신다.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어느 노래의 가사 때문에 애리조나하면 카우보이를 연상하지만 애리조나에는 카우보이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미서부의 카우보이 모습을 보고 싶다면 다음 투어인 유타, 네바다주를 기대하라는 가이드 이준씨의 설명이다. 대신 이쪽은 인디언들이 많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우리가 오늘 갈 그랜드 캐년 그 깊은 골짜기에도 인디언들이 살고 있다. 현재 자행되고 있는 캐나다, 미국의 인디언 보호정책은 거의 인디언 말살정책에 가깝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인디언들을 일정한 보호구역에 몰아넣고, 정부에서 매달 일을 하지 않아도 일정한 생활비를 지급해 주니 젊은 사람들은 나태해 지고, 공부도 안하고 하여 발전이 중단된게 현 실태이다. 게다가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는 술, 담배가 거의 공짜이다시피 하여 수명이 점차 짧아지고 있고, 현재는 순수혈통의 인디언들이 0.03%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애리조나는 인디언 말로 ‘물없는 사막’이라는 뜻이고 주도인 피닉스는 ‘불사조’라는 인디언 말이다. 인디언이 백인과 항쟁하여 끝까지 맞서 싸웠던 곳으로 인디언의 용맹한 부족으로 잘 알려진 ‘아팟치’의 추장 재래니모가 인디언 10년전쟁을 이끌던 근거지이기도 하다. 신나게 인디언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잠시 창밖으로 눈을 돌리니 제주도 기생화산처럼 보이는 큰 분지 내 조그마한 잔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산 봉오리가 일직선으로 펼쳐진 거대한 메사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다. 용암이 풍화된 핵석이 마치 아프리카의 인셀베르그처럼 보인다. 고도가 4000피트 (약1300m) 되는 곳에 습곡에 의해 지층이 수직으로 회전한 산이 보이는가 하면, 산봉우리에 자갈이 있는 지형, 혈암위에 사암이 있는 지형을 보니 많이 융기했다는 것도 짐작 할 수 있다. 이렇듯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 경관을 보느라 정신이 없던 중 옆에 계시던 김재기 선생님께서 한 말씀 하신다. “몇시간째 똑같은 경관이네, 와~ 거대하다. ”
기차를 타고 그랜드캐년에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와서 머문다는 윌리암스에서 아침 으로 콩나물 북어 해장국(교민이 사는 곳이 이래서 좋다. 음식으로 고국의 향수를 달랠 수 있으니..)을 먹고 1시간10분쯤 더 가면 된다는 가이드의 안내에 이어 그랜드캐년에 대한 설명이 장황하게 이어진다. 해발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구름이 낮게 보인다. 
 평평한 대지너머 마치 독수리가 양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글마운틴(독수리산) 뒤가 그랜드 캐년이다. 과거 그랜드 캐년에 살던 인디언들이 집으로 갈 때 지표로 사용하였고, 지금은 가이드들이 그랜드 캐년을 볼 수 있는 쾌청한 날씨인가를 알게 하는 지표로 이용된다. 다행히 우리의 눈으로 이글 마운틴이 보이니 날씨 때문에 그랜드캐년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경비행기를 타기로 되어 있었던 교수님과 이진숙 선생님, 본인은 더욱더 안도를...
그랜드 캐년 내에는 180여종의 동식물이 산다. 방울뱀과 전갈(스콜피온)등 특이한 생물도 많이 산다. 2시간 30분 내에 그랜드 캐년을 자세히 볼수 있는 방법은 헬기를 타고 그랜드캐년 밑에 안착하여 인디언 당나귀를 타고 투어를 하는 것이다. (3대 캐년중 개인적으로 자이언 캐년이 가장 인상깊은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캐년 안쪽에서 볼수 있는 장점때문인거 같다. 그랜드 캐년도 그 속에서 본다면 감동이 배하지 않았을까? 시간이 촉박한데 늘 아쉽다.)
여름에는 레프팅도 가능하지만 일정이 빡빡한 우리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판이다. 전세계에서 단일 국가로 가장 관광수익이 많은 나라 미국(미국 관광비자가 6개월인 이유가 미국관광을 재대로 하려면 차로 6개월 정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 세미나차 오게 되면 45일짜리...)의 주 관광수익은 국립공원 입장료이다. 그랜드캐년 입장료가 대형버스 한대당 300불이다. 브라이스 캐년은 200불, 자이언 캐년은 150불이니 주어진 복이 타고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92년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전 4000년동안 인디언이 이 땅에 살고 있었다. 그 중 여피족, 나바호 인디언이 그랜드 캐년 주변에 살고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살고 있는데 이것도 단지 몇백년간 빌려 준 것 일뿐이고, 그 밑의 지하자원은 미정부 소유라고 하니 200년 된 나라가 4000년의 인디언 문화를 조금 더 잘 보존, 계승시킬수는 없었는지 미정부에 묻고 싶어진다.
인디언들이 요금를 받고 있는 문을 통과하여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에 들어서니 가이드 이준씨가 장엄하고 웅장한 클래식 음악을 준비해 준다. 버스가 숲을 지나가면서 언뜻 언뜻 보여진 그랜드캐년의 모습이 웅장한 음악과 함께이니 일행들의 감탄을 연발하며 그랜드 캐년을 맞이한다. 라바파이 뷰 포인트(south rim)주차장에 차가 세워진 이후에도 자연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광객 안전을 위한 난관도 꼭 필요한 곳에서만 설치하여 있으니 관람 시 굉장히 조심하라는 가이드 말을 듣고 나서야 하차할 수 있었다. 가이드를 따라 전망대로 향하는 일행을 두고 우리 답사팀은 입구쪽에서 머뭇거린다. 보일링 셰일이 발견된 것이다. 이것은 과거 바다밑의 조개가 융기하여 수천피트 위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바다 밑의 퇴적층이 융기한 후 콜로라도 강에 의해 침식되어서 만들어졌다는 주장인 진화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는 약간 다르게 퇴적층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퇴적층 사이의 화석이 중간에 빠지는 고리가 있어 거기에 대한 의문으로 나타난 주장이 격변설이다. 콜로라도 강 상류지방의 한반도 2배 정도의 거대한 물웅덩이가 자리 잡고 있다가 2번에 걸쳐 물꼬가 떠지면서 그 엄청난 에너지가 쏟아져 내려가 땅이 파이면서 그랜드 캐년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이 주장은 1992년부터 지질학계에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길버트(미국 공병대 대위)와 데이비스가 지형 윤회설을 가지고 설명하면 그랜드 캐년은 지금 유년기, 장년기이다. 지금도 콜로라도 강(과거에 ‘red river’라 불렀다.)은 시뻘건 황토흙이 흘러 내려가면서 침식을 한다. 때때로 융기, 침강을 반복하면서 부정합을 형성하기도 하였다. 일행 중 한명이 길을 잃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일행은 서둘러 아이맥스 영화관, 일부는 경비행기를 통해 그랜드 캐년과 만날 준비를 하였다. 경비행기를 타고 가면서의 내용은 교수님의 음성 녹음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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