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0년 이탈리아 과학자 루이기 갈바니는 해부실험을 하다 죽은 개구리의 다리가 두 종류의 금속에 반응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세계 여러 학자가 갈바니의 ‘동물전지’를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건전지를 탄생시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3일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을 발표했다. 이 신문은 “인류는 건전지 탄생에 기여한 개구리에게 감사해야 한다”며 건전지를 목록에 포함시켰다. 101가지 발명품의 3분의 1 이상이 이 건전지로 움직인다.
이 신문은 인터넷(1969년), 전자시계(1972년), 종이(105년) 등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발명품 외에 콘돔(1640년), 현재 모습의 브래지어(1913년), 단추(1235년), 마우스(1964년), 여성용 피임약(1951년), 자전거(1861년) 등을 101가지 발명품에 포함시켰다.
여성용 피임약 등은 여권 신장에 기여했다. 영국 여성들은 브래지어 등 속옷 구입에 매년 12억유로(약 1조5700억원)를 쓰고 있으며, 에이즈 예방 등으로 공을 세운 콘돔은 1960년대까지 동물창자로 만들어졌다. 미국의 유명 페미니스트 수전 앤서니는 1896년 인터뷰에서 “자전거는 무엇보다 여성 해방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남성이나 부자의 전유물이었던 운송 수단이 계층에 상관없이 전 세계에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가장 최근의 발명품으로는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 선정됐다. 2001년 출시된 이후 시간당 2000여개가 팔려나가 음악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는 게 선정 이유다. 인류가 59만년 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도 101가지 발명품 목록에 포함됐다.
고전적인 계산도구이지만 전자계산기만큼 빠른 속도의 연산이 가능한 주판(190년)과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발명한 나선식 펌프(BC 700년), 진통제인 아스피린(1899년)도 선정됐다.

(세계일보, 11월 5일)